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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W교육 [에듀플러스]에듀테크 서비스 개발한 현직교사 3인 "학교현장에 적합한 디지털 교육도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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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작성일 23-02-24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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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현장에서 미래 인재를 양성하는데 최 일선에 있는 교사들. 그들에게는 학생을 가르치기 위해 해야 하는 수업과 수업 준비 말고도 해야 할 일이 너무나도 많다. 발송해야 할 가정통신문은 매주 넘쳐나고, 코로나19로 재택수업을 할 때는 모든 과제를 사진으로 받아 확인해야 했다. 학교 밖에서 개발되는 많은 에듀테크 서비스는 실제 학교현장에서는 적절히 활용되지 못한다. 불편과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일선 교사들이 두 팔을 걷어 붙였다.

엄태상 전주 송북초 교사, 송해전 세종 가락초 교사, 최지원 서울 풍성초 교사 이야기다. 이들은 학교 현장에 있으면서 겪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디지털 교육 도구를 개발했다. 동료 교사와 학생들 반응은 뜨거웠다. 응원과 격려는 물론, 교육 현장에서 피드백도 전해진다.

일선 교사들이 교육계 디지털화 흐름을 만든 셈이다. 이들 움직임은 교육 현장의 요구를 반영한 자발적 움직임으로 긍정적 평가를 받는다. 세 명의 교사를 만나 에듀테크 서비스를 개발한 배경과 앞으로 학교현장에서 적용될 디지털 교육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봤다.
 
엄태상 전주 송북초등학교 교사
                                               <엄태상 전주 송북초등학교 교사>

엄태상 송북초 교사 “에듀테크 실증하는 교사모임 '에듀테크스쿨' 출범”

올해 교사 생활 만 4년차 엄태상 전주 송북초 교사는 교원들 사이에서 '티처프레너(Teacherpreneur)'로 불린다. 티처프레너는 선생님(Teacher)과 기업가(Entrepreneur)의 합성어로, 기업가 정신을 가지고 공교육 시스템 개선을 위해 일하는 리더 교사를 의미한다.

그는 교사 커뮤니티를 통해 직접 만든 교실 개선 도구를 보급했다. 교사 평가 업무를 돕는 엑셀 프로그램을 만들고, 교실에서 간단히 쓸 수 있는 전자칠판을 손수 제작해 일선 교사 어려움을 해결하는데 앞장섰다.

엄 교사는 “프로그래밍에 관심이 많아 취미로 교육현장에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교실 문제를 해결했다”며 “수업에 도움이 된다는 교사 이야기를 들을 때 뿌듯하다”고 말했다.

최근 교실에서 활용할 에듀테크를 실증하는 전국 단위 교원 커뮤니티 '에듀테크스쿨'을 만들었다. 최근 에듀테크에 관심 있는 전국 초등학교 교사 27명이 뜻을 함께 했다.

에듀테크스쿨은 3월 본격 활동에 들어간다. 엄 교사는 “에듀테크 기업은 학교 현장 목소리를 듣고 싶어하는 요구가 있지만, 교육 기업이 개별 학교에 연락을 취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됐다”며 “에듀테크 프로그램을 실증하고 교육 활용성이 있는지, 어떤 교육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 검증하고 제언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교실에서 수업을 하는 교사 입장에서 다양한 에듀테크를 교육 현장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 증명하겠다는 것이다.
 
엄태상 교사가 만든 전자칠판.
                                             <엄태상 교사가 만든 전자칠판.>
 
실제 기업에서 만든 에듀테크가 교실에서 제대로 쓰이는 경우는 드물다. 기획 단계부터 교사 의견과 교육 시각이 반영되지 않거나, 기업에서 사용하던 에듀테크가 교육 현장에 무작정 들어오는 경우가 많다. 교사는 교실에서 쉽게 활용되는 에듀테크를 선호한다. 새로운 프로그램이 나올 때마다 이를 익히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엄 교사는 2022 개정 교육과정이 디지털 소양을 강조하는 만큼 디지털 전환 시기에 맞춰 교육계도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 모델은 교사가 에듀테크 기획부터 실증 단계까지 중추적 역할을 맡는 것이다.

엄 교사는 “디지털 전환 시대에 대비하는 교사들의 자발적 움직임이 늘고 있다”며 “교사 참여로 만든 에듀테크 일수록 교육 현장에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에듀테크 발전이 2022 개정 교육과정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느냐'고 묻자 “교사들의 수기 채점과 같은 업무 부담이 줄어들고 숫자로 매겨진 기존 평가가 학생 성장 과정을 볼 수 있는 포트폴리오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답했다.
 
학교종이 앱을 개발한 세종 가락초 송해전 교사.
                    <학교종이 앱을 개발한 세종 가락초 송해전 교사.>

송해전 가락초 교사 “교사·학부모 채팅 가능한 '학교종이' 출시”

2015년 11월 '학교종이' 앱을 처음 내놓은 송해전 세종 가락초 교사는 곧 4.0버전을 출시한다. 학교종이는 150만명이 사용하는 인기앱으로 성장했다. 송 교사는 “최신 버전은 기존 앱이 가진 가정통신문, 알림장, 설문 기능에 더해 교사와 학부모간 실시간 채팅과 통화 기능이 추가됐다”며 “4.0 버전에 현장 요구를 최대한 반영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학교종이는 일선 교사가 현장에서 바로 활용하는 필수 기능을 꾸준히 업그레이드 했다. 앱 출시 초기에는 적용하지 못했던 회신 기능에 설문을 추가했고, 팬데믹 당시에는 매일 학생들 건강을 확인하는 기능도 넣었다.

개학 후 일주일간 28개 종이 가정통지문과 씨름하던 당시를 떠올리면 아직도 목이 멘다고 했다. 앱을 만들게 된 결정적 계기다. 송 교사는 “가정통지문을 배부하고 학부모 답변을 받고 통계를 내는 일을 하느라 반 아이들 이름조차 외우기 어려웠다”며 “앱을 만든 것은 교사 과중한 행정업무를 줄이고 본질의 업무에 집중하기 위해서다”고 회상했다. 이어 “교사 시간 확보는 공교육 질을 높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송 교사가 앱을 개발하고 운영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재정 문제다. 처음에는 그리 많은 돈이 들지 않았으나 사용자가 늘어나면서 서버 운영 및 개발 비용 등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후원비 마저 줄어들면서 재정 위기는 현실이 됐다.

 
학교종이 앱은 상담 채팅 서비스 기능이 포함된 4.0버전을 출시한다.
            <학교종이 앱은 상담 채팅 서비스 기능이 포함된 4.0버전을 출시한다.>

개발비를 충당하려고 남편 소유 자동차까지 팔았다. 송 교사는 “일선 교사가 개인적으로 디지털 서비스를 만들고 운영하는 일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깨닫는 시기였다”며 “2018년부터 유료화를 결정했고 최근에서야 마이너스 상황을 면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교사 개인이 앱 서비스를 개발·운영하는 게 쉽지 않은 일임에 분명하지만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지속될 것으로 송 교사는 내다봤다. 정부 기관에서 톱다운(Top Down) 방식으로 기획되는 교육 서비스 한계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많은 예산을 들여 서비스 완성도를 높이려고 하지만 이로 인해 시간이 지체되면서 오히려 교실 현장과 시간차는 더 벌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송 교사는 “교실에서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은 교사이기 때문에 교사가 중심이 돼 다듬어 나가야 한다”며 “어쩔 수 없이 발생하는 정책과 현장 간 간극은 일선 교사들이 연구 모임 등으로 힘을 합쳐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송 교사는 앱을 기획하고 만든 것은 자신이지만, 일선 현장 동료 교사 피드백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을 것이라며 고마움을 나타냈다. 그는 “학교종이 앱 기능 중 제 아이디어도 있지만 대부분 여러 현장 교사들 의견이 바탕이 됐다”며 “동료 도움이 없었다면 지금과 같은 앱을 만들어내지 못했을 것”이라며 공을 돌렸다.

 
다했니 앱을 개발한 서울 풍성초 최지원 교사.
      <다했니 앱을 개발한 서울 풍성초 최지원 교사.>

최지원 풍성초 교사 “학생 19만명 사용하는 과제검사 앱 개발”

“온라인 수업 이뤄지던 팬데믹 시기 가장 힘들었던 점은 과제 검사예요. 학부모가 학생들 과제를 사진으로 찍어 카톡으로 보내주면 과목마다 사진을 확인하면서 과제 검사를 했죠.”

팬데믹은 최지원 서울 풍성초 교사에게 인생 변곡점이 됐다. 그는 동료 교사와 온라인 수업에 사용하는 에듀테크에 대한 의견을 나누다 간단하게 과제 검사를 할 수 있는 '다했니'앱을 만들었다. 계기는 팬데믹이었다. 앱은 교사가 많이 사용하는 과제 검사 기능 중심으로 구조를 최대한 단순하게 만들고 직관적으로 사용방법을 알 수 있도록 쉽게 구성했다.

최 교사는 “팬데믹 전 필기구를 사용해 학생 평가를 하던 것을 이제는 마우스로 한다고 생각하면 쉽다”고 설명했다. 한 마디로 아날로그식 평가시스템을 디지털로 바꾼 것이다.

그는 “기존 에듀테크 도구는 교실 현장에 쉽게 적용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며 “교사가 현장에서 반드시 필요로 하는 기능을 담자는 생각에 앱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과제를 낸 학생과 안낸 학생의 색깔을 달리해 쉽게 알아볼 수 있게 하는 기능이 대표적이다.

 
다했니 앱은 과제 제출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어 교사들의 사용이 편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다했니 앱은 과제 제출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어 교사들의 사용이 편리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재 다했니 앱 사용자는 교사 2만3000명, 학생 19만명에 달한다. 현재도 현장 피드백을 받는다는 최 교사는 버튼이나 클릭을 최소화해 간편하게 사용하는데 중점을 뒀다. 최 교사는 “앱을 관리하고 기능을 찾느라 시간을 허비하지 않도록 본질적 기능에만 충실하려고 한다”며 “광고배너 제휴 문의도 있었지만 학생 교육 플랫폼에 광고가 들어가는 것은 제작 취지와도 맞지 않아 거절했다”고 말했다.

교육 현장에 인공지능(AI), 메타버스와 같은 다양한 기술이 접목되는 것에 대한 최 교사의 생각은 어떨까. 그는 기술이 발전할수록 교사만이 할 수 있는 인간적 영역이 더 중요해 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했니 앱의 쿠키 모음 기능.
                            <다했니 앱의 쿠키 모음 기능.>


최 교사는 “2022 개정 교육과정의 개별 평가 또한 기술만을 활용해 학생 능력을 측정하고 평가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기술적 평가 방식은 시간이 지날수록 고도화 되겠지만 교사가 아는 학생 개개인의 배경, 성격 등을 고려한 평가 과정이 더욱 중요해 질 것”이라고 짚었다. 최 교사는 해외 진출도 꿈꾼다. “국적은 달라도 학생을 가르치는 교사 역할은 모두 같습니다. 어느 나라에서나 학교 과제 점검은 교사가 하기 때문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본문출처: 마송은 에듀플러스 기자 runni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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