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플러스 기획 [에듀플러스]올해 수능, 킬러 문항 사라지고 준킬러 문항 다수 존재하나…전문가 통한 수험생 위한 임시 전략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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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작성일 23-06-30 15:09본문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에서 킬러 문항은 사라지고, 준킬러 문항이 다수 존재하게 될 것으로 입시전문가들은 내다봤다. 킬러문항 배제와 관련한 윤석열 대통령 지시 이후 교육부는 수능 출제 단계부터 킬러문항을 완전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교과서 연계 지문을 활용한 수능 문항 출제를 하겠다는 의지다. 수능을 다섯 달 남겨둔 상황에서 학생과 학부모는 혼란스러워 하는 분위기다. 사교육 시장은 지금의 상황을 분석하기 위해 다양한 입시 설명회를 개최한다. 혼란이 가중되는 분위기다. 에듀플러스는 학교와 학원 등 수능 관련 일선 현장의 목소리를 들었다. 입시전문가 통해 남은 기간 수험생이 알아야 할 입시 전략도 들었다.
◇킬러 문항 뭐길래…
“변별력을 위해 나오는 문제들이기 때문에 최상위권 학생의 경우 다양한 킬러 문항을 대비할 필요가 있어요. 대형 입시학원의 경우 킬러 문항 관련 교재 개발이 잘 돼 있고 유형별 문제 풀이법 등이 정확히 제시돼 있고요.”
강남 대형 입시학원 강사 A씨는 강의 시간 외 시간에는 이른바 킬러 문항이라고 하는 초고난도 문항 개발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A씨는 교재 개발을 위한 전담 조교를 두고 킬러 문항 연구에 힘을 쏟았다. 의대를 가려는 최상위권 학생들이 대형 입시학원으로 몰리는 것은 바로 이 킬러 문항에 대비하려는 목적이 크다.
강남의 한 고3 수험생은 “상위권 학생들이 최상위권으로 진입하기 위해 킬러 문항의 장벽을 넘는 것이 관건인데 시중 서점에서 파는 문제집이나 EBS 문제로는 한계가 있다”며 “입시 대형학원의 경우 다양한 킬러 문항이 담긴 문제를 풀어볼 수 있기 때문에 최상위권 학생들이 모인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 같은 사교육 현실을 반영해 킬러 문항에 대한 정의를 명확히 했다. 공교육에서 다루지 않는 내용으로, 사교육을 통해 문제 풀이 기술을 익히고 훈련한 학생에게 유리한 문항이라는 것이다.
교육부는 최근 3년간 수능과 올해 6월 한국교육과정평가원 모의고사에서 출제된 22개 킬러 문항을 공개했다. 2021학년도 수능 1개, 2022학년도 수능 7개, 2023학년도 수능 7개, 2024학년도 6월 모의평가 7개 등 총 22개다. 고차원적 접근 방식, 추상적 개념 사용, 과도한 추론 등이 필요한 문항이 킬러 문항으로 지목됐다. 올해 6월 모의평가 킬러 문항은 수학 공통과목 21번, 22번, 선택과목 미적분 30번이 꼽혔다. 공교육만 받은 학생이 풀 수 없는 문제였다는 것이다.
교육 전문가들은 킬러 문항이 등장한 원인 중 하나로 줄어든 영역별 문항 수, 수능 응시과목 선택 등을 꼽았다. 문항이 적을수록 변별을 위해 난이도를 높일 수밖에 없는데 1994년 수능이 시행된 이후 지금까지 수학을 제외한 국어, 영어, 탐구 영역은 문항 수가 줄었다는 것이다. 국어는 60문항에서 현재 45문항으로, 영어는 50문항에서 45문항, 탐구는 60문항에서 40문항이다.
시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실시된 응시과목 선택은 본래 취지와 달리 입시 유불리에 따라 정해진다. 서울의 한 고등학교 진학교사는 “시험 과목이 줄어든 상황에서 학원은 학생들에게 입시에 유리한 쪽으로 선택과목을 골라 올인하라고 부추겨 킬러 문항이 필요하게 됐다”며 “학습 과목을 모두 전략적으로 선택해 가성비를 따지는 현실이 씁쓸하다”고 말했다.
◇수능 고득점자 많은 강남 등 일부 고교 '뒤숭숭'
정부 발표처럼 수능에서 킬러문항을 배제하면 수험생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까. 현직 교사들은 학교 상황에 따라 차이가 크기 때문에 일부 최상위권 학생에게만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능 고득점자가 많은 서울 강남과 목동, 대구 수성 등 일부 지역 학생이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수능을 5개월 앞두고 뒤숭숭한 상황에서 강남의 고등학교 교사들은 이와 관련한 언급을 꺼리는 분위기다. 실제 학생들이 동요되는 것은 없다고 선을 그으면서도 정부 후속 발표를 주시하고 있다. 강남의 B여고 교사는 “수능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혼란스러운 것은 사실”이라며 “학생 개개인이 처한 상황이 다르기 때문에 각자 자기 성적에 따라 유·불리가 갈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킬러 문항을 배제하는 방침과 관련해 국어영역은 한계가 명확할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김용진 동국대부설여고 교사는 “국어영역에서 킬러 문항 배제는 교과서 밖 비문학 지문을 내지 말라는 것인데 문학과 달리 비문학 지문의 경우, 문제로 출제할 수 있는 부분이 한정돼 있다”고 지적했다.
각 학교마다 사용하는 국어 교과서가 다른 것도 국어영역 출제 범위를 제한하기 어려운 요소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교과서 내 지문이 출제됐더라도 학교마다 사용하는 교과서가 다르기 때문에 학생들 가운데 낯선 지문으로 느끼는 경우가 생길 수 있다”고 우려했다.
◇킬러 문항 배제, 변별력 가능할지 주목
6월 모의평가에 킬러 문항이 출제됐다는 정부의 입장과 달리, 입시 전문가들은 최근 수능 경향을 보면 킬러 문항이 점차 줄어드는 추세였다고 말한다. 김원중 대성학원 입시분석가는 “1~2년 전부터 수능 킬러문항은 쉬워지고 오히려 준킬러 문항이 어려워졌다”면서 “정부가 바라는 기준치가 현재 수능의 난이도보다 쉬워지기를 바라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쟁점은 킬러 문항을 배제할 경우, 수능 변별력이 가능할 것이냐는 것이다. 서울의 C고등학교 교사는 “시험이 쉬워지면 한 문제로 입시 당락이 갈릴 가능성이 크고 최상위권의 경우 변별이 안 될 수밖에 없다”며 “킬러 문항을 배제하면서 수능 변별력이 가능하다는 말은 모순”이라고 꼬집었다.
대다수 입시 전문가들은 올해 수능이 킬러 문항을 없애는 대신 준킬러 문항이 많아질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고 있다. 킬러 문항을 배제할 경우, 문항 수는 정해져 있기 때문에 변별 역할을 맡을 준킬러 문항들이 개수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수능의 킬러 문항 출제로 사교육비 부담이 늘었다는 지적도 있지만, 킬러 문항 배제만으로 사교육비 경감에 효과를 볼 것이라는 이들은 많지 않다. 대신 킬러 문항을 대체할 준킬러 문항을 대비한 학원 커리큘럼이 생길 가능성이 크다. 수능을 앞둔 수험생과 학부모 입장에서는 갑작스러운 변화에 대한 불안감으로 사교육에 의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킬러 문항이 줄고 준킬러 문항이 늘어 난다고 해서 수능의 체감 난이도가 낮아질 것이라고 보는 이는 많지 않다. 준킬러 문항을 풀어내는 시간이 평균 5분 이라고 가정한다면, 풀이 시간이 5분 이상 걸리는 문항이 더 많아지는 것이기 때문에 중상위권 수험생 입장에서는 시험이 더 어렵게 느껴질 수 있다.
재수생 이연희 씨는 “수험생 가운데 수능 형태의 모의고사의 유형, 시험 운영에 대한 자신만의 루틴이 정해져 있는 경우가 많은데 갑작스러운 문항 난이도 변화는 당황스럽다”고 털어놓기도 했다.
입시 전문가들은 정부 발표에 휩쓸리지 말고 냉정하게 상황을 파악하고 해 오던 대로 공부해 나갈 것을 주문했다. 윤혜정 EBS 국어 일타 강사는 “기본과 개념은 달라지지 않는다. 연계에 무작정 기대는 공부가 아니라 제대로 된 공부를 하면서 연계는 덤으로 활용하라”며 “흔들릴 시간도 없으니 더 꼼꼼하게 공부하라”고 조언했다.
◇준킬러 문항 포기 말고 연습…9월 모평 주목
킬러 문항 배제가 전체 학생을 봤을 때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왔다. 김원중 대성학원 입시분석가는 “킬러 문항이 줄면 중위권 학생이 애초에 포기했을 문항도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상황이 될 것”이라며 “수능 전까지 준킬러 문항에 대해 포기하지 말고 충분히 연습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도 “교육과정 내 준킬러 문항을 대비한 공부를 해야 한다”며 “남은 기간동안 침착하게 준비해 나간다면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출제위원과 검토위원 500여 명의 선임을 완료하고 다음 달부터 9월 모의평가(모평) 출제에 나선다. 9월 모평은 수능출제위원급 교수들이 출제위원으로 참여해 그해 수능 경향을 파악해 볼 수 있는 가늠자 역할을 한다.
우연철 진학사 입시연구소장은 “9월 모평은 시험 범위가 실제 수능과 동일하게 전 범위로 출제된다”며 “9월 모평 난이도를 통해 올해 수능을 예상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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