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W교육 [에듀플러스]청소년 사이버 폭력 급증…학생 중심 예방교육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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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0건 작성일 23-03-29 10:17본문
하루에도 수십개씩 쏟아지는 불법 스팸 문자. 이 문자를 발송하는 이들이 청소년이라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주식 채팅방이나 불법 도박사이트 업주가 청소년으로부터 휴대전화 인증번호를 받아 광고성 스팸 문자를 보낸다. 하지만 그 대가는 해당 청소년에 대한 사이버 폭력이다. 아르바이트 비용을 받고 업주에게 인증번호를 준 청소년은 매일같이 난무하는 욕설 문자에 심한 속앓이를 한다. 이뿐만이 아니다. 배달 앱 서비스로 많은 양의 음식을 주문한 뒤 친구 집으로 대면결제를 신청하거나 친구에게 결제하게 한다.
<산격중 재학생들이 사이버 폭력을 주제로 뮤지컬 공연을 펼치는 모습.>◇사이버 폭력 급증…2년 사이 16.3%→31.6%
청소년 사이버 폭력이 날로 지능화되고 발생 빈도도 급증한다. 푸른나무재단이 전국 17개 시·도 초·중·고교생 64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2년 전국 학교폭력·사이버 폭력 실태 조사'에 따르면 전체 학생의 7%가 학교 폭력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31.6%는 사이버 폭력이다. 2020년(16.3%) 대비 두 배가량 증가한 수치다. 전문가들은 청소년 세대 일상 대다수가 사이버 영역에서 이뤄져 사이버 폭력 발생 빈도도 많을 수밖에 없다고 진단한다.
사이버 폭력 피해 유형은 사이버 언어폭력(32.5%), 사이버 따돌림(16.3%), 사이버 명예훼손(17.7%), 신상정보 유출·폭로(9.4%), 사이버 사칭(8.1%), 사이버 스토킹(8.1%), 사이버 갈취·강요(4.6%), 사이버 성폭력(2.8%) 등 순이다. 학령이 낮을수록 피해 경험도 많았다.
실제 방송통신위원회의 '2021년 사이버 폭력 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사이버 폭력을 경험한 학령 중 초등학생이 27.1%로 가장 높다. 이지성 푸른나무재단 사이버SOS팀장은 “사이버 폭력에 노출되는 연령대가 점차 낮아진다는 사실을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어린 연령층을 대상으로 한 사이버 폭력 예방 교육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사이버 폭력을 경험한 청소년 대다수가 피해 사실을 감추려는 경향도 뚜렷하다. 피해 사실을 적극 알리고 해결책을 찾기보다 아이디 삭제, 가해자 차단과 같은 소극적인 대응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피해 사실을 알려도 해결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일부 작용한다.
전문가들은 “사이버 폭력을 예방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학부모가 사이버 폭력 위험을 인지하고 자녀와 지속 소통하는 것”이라며 “자녀가 장시간 스마트폰을 사용하거나 스마트폰 사용 패턴이 기존과 확연히 다르다면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자녀와 이야기를 나눠야 한다”고 조언했다.
<산격중학교 학생들이 직접 만든 사이버 폭력 예방 이모티콘.>◇'시간 때우기 식' 사이버폭력 예방교육 변화 필요
문제는 사이버 폭력 예방 교육의 중요성에 공감하면서도 실효성 있는 대책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예방교육이 빠르게 진화하는 사이버 폭력 형태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는 게 현실이다. 강의식, 동영상 시청 등과 같이 비효율적이고 형식적인 교육이 난무하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전문가들은 학생들이 직접 체험하고 실천할 수 있는 방식 교육으로 바꿔 나가야 한다고 지적한다. 임민식 산격중 학교폭력책임 교사는 “학생이 주체적으로 사이버 폭력 예방에 대한 아이디어를 내는 방식 교육이 이뤄져야 한다”며 “청소년 사이버 폭력 문제는 학생 간 갈등이기에 학생 중심 교육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현재 산격중은 사이버 폭력 예방 뮤지컬 공연, 사이버 폭력 예방 SNS 이모티콘 만들기 프로그램 등 학생이 주체가 되는 예방 교육을 한다. 학생이 문제의식을 갖고 자발적으로 참여함으로써 사이버 폭력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는 등 교육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을 것으로 학교 측은 기대한다. 단 학교라는 울타리를 넘어 가정과 기업 등 전방위적으로 예방 문화를 확산할 수 있을지가 숙제로 남는다.
임 교사는 “학교에서 진행하는 사이버 폭력 예방 교육이 실효성을 가지려면 학교, 가정, 기업 등이 함께 사회적 안전망을 만들어 나가는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
청소년 사이버 폭력 방지 앱 등도 개발됐으나 이용자 범위를 제한하는 등 기술적 한계가 여전하다. 방통위에서 만든 '스마트 안심드림' 앱이 대표적이다. 이 앱은 사이버 폭력이 의심되는 상황이 발생되면 부모에게 알림서비스를 해 주는 기능을 하는데 안드로이드 기반 기기에서만 앱을 다운로드 받을 수 있어 학생들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는다.
청소년 사이버 폭력 예방을 위한 상담 및 신고센터와 예방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 전달도 아직은 미흡하다. 현재 관련 상담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은 푸른나무재단, 청소년사이버상담센터, 학교폭력피해자가족협위회, Wee센터 등으로 제한적이다.
◇학교·가정·기업, 사회적 안전망 구축
일각에서는 사이버 폭력 예방 교육 대상을 교사와 학부모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눈에 보이지 않는 사이버 폭력 특성상 학부모 조차 자녀가 사이버 폭력에 노출돼 있다는 것을 알아차리기가 어렵다.
심지어 부모가 같은 방에 있어도 이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럼에도 학부모 대다수는 사이버 폭력 예방 교육을 형식적인 교육으로 치부하거나 무관심하다.
전종설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교사나 학부모가 사이버 폭력 현실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조기 발견이 어렵다”며 “학생 위주 사이버 폭력 예방 교육에서 벗어나 교사, 학부모 등 성인 대상 교육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사이버 폭력 피해율>
출처:푸른나무재단
<2021년 사이버 폭력 피해 유형>
출처:푸른나무재단
<한국형 사이버불링 측정도 항목 일부>
출처:전종설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연구팀
기사출처: 마송은 에듀플러스 기자 runnin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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